트럼프, 후티 반군 박멸 선언에서 돌연 휴전까지... 그 숨겨진 이유는?
강경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갑자기 중단하고 "우리가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완전 박멸'을 외치던 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과연 무엇이 트럼프의 마음을 돌린 것일까요? 그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5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멘 후티 반군과의 휴전을 깜짝 발표했습니다.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국제 화물선과 미군 전함에 대한 공격을 멈추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미국도 공격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발표는 여러 의문점을 남겼습니다.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민간 선박 공격 중단 약속도 사실상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후티 반군과의 갈등, 시작은?
미국과 후티 반군의 갈등은 2023년 11월 후티가 이스라엘과 홍해 상선을 공격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1월 '포세이돈 아처' 작전으로 후티 공습을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올해 3월부터 '러프 라이더' 작전으로 공격 수위를 대폭 높였습니다. 목표는 단 하나, 후티를 굴복시켜 홍해 해상 운송을 정상화하는 것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초기 "완전히 박멸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고, 작전 기한을 30일로 못 박았습니다.

예상 밖의 상황, 트럼프의 변심 이유는?
그러나 한 달간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미국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군부는 1100여 차례의 공습에도 뚜렷한 성과를 보고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30일'이라는 기한은 다가오는데, 전황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1. 막대한 전비와 무기 소진: 한 달 동안 투입된 전비는 무려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넘어섰습니다. MQ-9 리퍼 드론 7대가 격추되고, F/A-18 수퍼 호넷 전투기 2대가 항모에서 추락하는 등 미군의 손실도 컸습니다. 정밀 타격 무기의 빠른 소진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 대비 비축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었습니다.

2. 후티 반군의 강력한 저항: 후티 반군은 미국의 공습에도 굴하지 않고 미 항모와 전함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예멘의 산악 지형을 이용해 핵심 군 자산을 숨기며 효과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이는 미 국가안보팀이 후티의 회복력을 과소평가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3. 트럼프의 낮은 인내심과 출구 전략 모색: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장기적인 군사 개입을 꺼리는 성향을 보여왔습니다. 오만 측이 후티 관련 '출구 전략'(미국 공습 중단, 후티의 미 해군 전함 공격 중지)을 제시하자,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홍해 해상 운송에 대한 공격 중지 합의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4. 내부 반대와 인도·태평양 전력 우려: J D 밴스 부통령,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주요 참모진과 댄 케인 신임 합참의장까지 작전 연장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합참의장은 후티와의 장기전이 인도·태평양 전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휴전 선언, 그 후폭풍은?
트럼프 대통령은 5월 5일 미 중앙사령부에 공격 중단을 명령하고, 후티 반군에 대해 "엄청난 인내력과 용기를 보였다"고 평가하며 휴전을 공식화했습니다. "후티가 더 이상 선박에 발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도 했지만, 후티는 9일에도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약속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러프 라이더'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 선언으로 마무리되었지만, 후티 반군은 소셜미디어에 "예멘이 미국을 물리쳤다"며 자신들의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특히 중동 전략의 예측 불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고립감 심화: 이번 휴전 결정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버렸다"고 보도하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란과의 핵 협상 가능성과 맞물려 이스라엘의 안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일정에서 이스라엘이 빠진 것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휴전 선언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추가적인 손실을 막고 중동 개입에서 한 발 빼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동맹국과의 신뢰 문제,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 심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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